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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규제, 알아서 하게 놔두라”는 美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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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규제, 알아서 하게 놔두라”는 美 기업들

(영상제작=AI타임스)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AI를 그대로 두면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해왔죠. 그래서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공감대가 이뤄져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형성된 AI 규제 방식은 유럽식과 중국식 두 가지였는데요, 지난주에 미국식이 추가됐습니다. 

유럽은 AI 법을 마련해 AI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기업들이 모두 따르게 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법규에 세세한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어기는 기업에게는 거액의 벌금을 물릴 방침입니다.   

중국 역시 법으로 규제하긴 하지만 정부의 허가를 사전에 받아야 대형언어모델(LLM)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하는 ‘라이선스’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유럽 방식보다 더 강력하다고 할 수 있겠죠. 사회주의 체제여서 가능한 방식입니다.  

그런데 주요 AI 기업들이 대부분 속해 있는 미국에서는 유럽이나 중국과는 매우 다른 방식의 규제틀이 마련됐습니다.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규제하는 방식입니다. 

(사진=셔터스톡)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미국의 기술 기업들이 정부와 국민에게 AI를 안전하게 개발하고 운영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이를 실천할 기구를 지난주 출범시켰습니다. 

민간 기업들이 주도하는 이 기구의 이름은 ‘프론티어 모델 포럼’입니다. 참여 기업들은 포럼 출범 후 공동성명을 통해 “LLM의 안전하고 책임있는 개발을 위해 안전장치 연구와 모범 사례 발굴에 집중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포럼은 앞으로 정책입안자 및 학자들과 협업해 AI 안전 장치를 개발하고 첨단 AI 모델에 대해서는 공개적인 벤치마크 라이브러리를 만들어 기술평가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현재 AI 관련한 안전 장치로는 워터마크 기술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AI가 생성한 글이나 이미지, 동영상은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라는 표식을 해서 가짜뉴스나 딥페이크, 사기 등에 쓰이지 못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필요성이 제기되는 기술인데요, 현재까지는 개발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런 기술을 앞으로 구글과 MS, 오픈AI 같은 기업의 연구진들이 함께 개발하겠다는 게 포럼 측이 내세운 목표 중 하나인데요, 기술 기업들이 역량을 집중하는 만큼 성과도 기대됩니다. 

하지만 미국식 규제 방식은 기업들이 규제는 우리가 자발적으로 알아서 하겠다고 하는 만큼 한계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 기업들은 새로 개발하는 AI 모델에 대해서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투명하게 밝힐 수 있을지 미심쩍습니다. 영업비밀을 속속들이 흔쾌히 밝힐 장사꾼은 없을 테니까요.

미국 정부도 마냥 기업들의 자율적 규제에만 기대겠다는 입장은 아니고 장차 법을 마련하고 국제적인 규제 프레임워크도 구성할 방침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기업의 자율 규제 방식이 통용될 전망입니다. 

이어서 기술 동향 전해드립니다.

(사진=오픈AI)
(사진=오픈AI)

■ 오픈AI가 ‘챗GPT’에 용도에 맞는 설명을 미리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사전에 요구사항을 설정해 놓으면 챗GPT가 이를 기억했다가 상황에 맞는 대답을 생성해주도록 하는 기능입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3학년 과학 교사가 챗GPT를 사용해 수업 계획을 만드는 경우 학생의 나이대, 가르칠 과목 등 고려사항을 맞춤형 지침에 추가해 수업때마다 입력 작업을 되풀이할 필요 없이 챗GPT에서 필요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 LLM 성능을 높여주는 것으로 알려진 ‘컨텍스트 창(context window)’은 마냥 늘리는 게 좋지만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컨텍스트 창은 언어모델에 프롬프트를 입력할 때 허용되는 토큰의 수를 말합니다. 

이 토큰의 수가 커지면 쉽게 말해 언어모델이 길게 말을 해도 기억을 하고 프롬프트내에서 학습도 하기 때문에 성능이 향상됩니다. 그러나 너무 길어지면 오히려 성능이 저하된다는 스탠포드대의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구글 네덜란드 데이터센터(사진=셔터스톡)
구글 네덜란드 데이터센터(사진=셔터스톡)

■ 지난해 구글 데이터센터에서 소비한 물이 전년 대비 20% 늘어난 52억 갤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0만명이 하루 2리터씩 한 달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인데요, 최근 생성 AI 모델 개발로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용량이 커진 데 따른 것입니다.

데이터센터는 컴퓨터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등을 모아둔 시설이라서 많은 전력을 사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고, 이를 식히기 위한 냉각 시스템에 대량의 물이 소비됩니다.  

■ 서울대학교가 ‘초거대 AI 모델 및 플랫폼 최적화 센터’의 문을 열고 본격적인 인공지능 모델 구축에 나섰습니다. 한국어와 영어로 구동되는 가벼운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선 올해부터 2026년까지 오픈 AI의 ‘GPT-3.5’ 수준의 성능을 가지면서 크기는 100분의 1인 모델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또 2027년부터 3년 동안 최신 AI 모델과 정확도가 비슷하고 크기는 100분의 1인 모델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이어서 업계 주요 소식 전해드립니다.

AI 영화 '바벤하이머'(사진=예고편 캡처)
AI 영화 ‘바벤하이머'(사진=예고편 캡처)

■ 지난주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바비’와 ‘오펜하이머’가 생성 AI 도구인 ‘미드저니’와 ‘런웨이’를 통해 기발하게 섞인 모습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바비’와 ‘오펜하이머’를 합친 이름의 주인공 ‘바벤하이머’가 나치에 대항해 핑크빛 원폭 개발에 나섭니다.

미드 저니로 재현한 배우 마고 로비, 라이언 고슬링, 맷 데이먼, 브래드 피트의 모습도 재미있지만, ‘오펜하이머’의 킬리언 머피는 모습이 좀 이상한 모습입니다. 영화 제작에는 불과 나흘이 걸렸다고 합니다. 

■ 네이버가 다음달 ‘챗GPT’와 같은 AI 챗봇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또 9월부터는 ‘큐:’로 알려진 생성 AI 검색 서비스도 선보입니다. 베타 테스트를 거쳐 올해 안에 검색 서비스에 도입할 예정입니다.

네이버는 다음달에 출시하는 차세대 LLM ‘하이퍼클로바 X(HyperCLOVA X)’에 이런 생성 AI 서비스 라인업을 구축한다고 밝혔습니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사진=세계경제포럼)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사진=세계경제포럼)

■ 지난 201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가 LLM 개발팀에 합류하면서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그가 참여한 프로젝트는 구글이 야심차게 개발중인 ‘제미니’로 알려졌습니다. 

브린은 업무 복귀 이후에도 새 직책은 맡지 않고 있으며 구글 안팎에서는 그의 합류를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올해 49세인 브린은 ‘은둔형’인 래리 페이지와는 달리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구글 본사를 돌아다니는 등 직원들에게 친숙한 리더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 스태빌리티 AI가 ‘프리 윌리’라는 새로운 오픈소스 LLM을 공개했습니다. 이 모델은 이미 나와 있던 메타의 오픈소스 모델 ‘라마’를 합성 데이터를 포함하는 소규모 데이터세트로 미세조정해 만들었습니다.

작은 규모의 언어모델이지만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챗GPT를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향후 언어모델의 개발 방향과 관련해 비용 효율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사례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정병일 기자 jbi@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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