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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결산] 무섭게 진화하는 LLM…규제 논의 본격화된 2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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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결산] 무섭게 진화하는 LLM…규제 논의 본격화된 2분기

(사진=셔터스톡)

■ 4월 : 날개 단 ‘GPT-4’와 ‘라마’

3월 출시된 ‘GPT-4’가 본격 활용되며 갖가지 현상을 일으켰다.

그중 챗봇의 탈옥을 유도, 금지된 답변을 얻어낸다는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이를 통해 챗봇이 대표적으로 ‘역할극’에 약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챗봇에 할머니 역할을 부탁하고 폭탄 제조법 답변을 들었다는 것은 유명한 사례다. 이런 점은 생성 AI로 인한 새로운 보안 위험을 강조하는 결과를 낳았고, 반대로 ‘차분하게 생각하라’ ‘심호흡하라’ 등 성능을 높이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도 활용됐다.

더불어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의 한 종류인 ‘오토GPT’가 이 기간 중 개발자들로부터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오토GPT 사용법을 소개한 영상 (출처=유튜브 Fireshp 채널 ‘I built my very own AutoGPT that makes videos’)

또 챗GPT가 외국어에 약하다는 점이 드러났고, 이는 결국 언어가 다른 나라에서 ‘소버린(Sovereign) AI’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근거가 됐다.  

산업적으로는 ‘법률 GPT’나 ‘푸드 GPT’ 등 분야별 전문 지식에 특화한 챗봇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 세일즈포스나 SAP, 시스코, 줌 등 글로벌 기업들이 생성 AI를 잇달아 솔루션에 통합했다.

동시에 메타의 ‘라마’를 중심으로 한 오픈 소스 진영이 활성화된 것이 주목할 만 하다. 

적은 매개변수의 모델을 미세조정해 ‘저비용 고효율’을 노리는 소형언어모델(sLM) 개발이 본격화, 라마는 LLM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GPT-4의 등장만큼이나 AI 업계에서는 중요한 일이 됐다. 이때부터 LLM은 ▲오픈AI나 구글과 같이 시간과 비용을 대규모로 투입해 개발한 소수의 ‘범용 첨단 모델’과 ▲오픈 소스를 중심으로 상당수 기업이 채택하는 ‘소형 전문 모델’ 두가지로 나뉘게 됐다. LLM이라는 용어가 익숙해진 지 불과 수개월 만에, 세분화가 시작된 것이다.

이 가운데 AI 목소리 복제로 인기 팝가수 드레이크와 더 위켄드의 목소리를 복제한 노래가 화제로 떠올랐다는 것과 딥페이크 도구를 활용해 만든 ‘해리포터 바이 발렌시아’라는 영상이 새로운 밈으로 떠올랐다는 사실 등이 눈길을 끌었다. 

■ 5월 : 대박난 엔비디아와 이어진 챗봇 러시

챗GPT에 이어 엔비디아가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시기다. 연초부터 GPU 품귀현상으로 주가가 치솟더니, 결국 5월30일에는 잠깐이지만 시총 1조달러(약 1318조원)를 넘어섰다. 반도체 기업으로 1조달러 돌파는 사상 처음이었다. 현재는 연초에 비해 주가가 234% 오른 상태다.

엔비디아의 이런 상승세는 GPU의 성능뿐 아니라 ‘쿠다(CUDA)’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에 힘입은 바 크다는 분석도 등장했다. 또 인텔이나 AMD 등 다른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AI 칩 경쟁에 뛰어들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재주는 챗GPT가 부리고, 돈은 엔비디아가 벌었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더불어 챗봇 경쟁에 후발 주자들이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페르소나 챗봇’의 원조인 캐릭터닷AI가 모바일앱을 출시했고, 인플렉션AI는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감성 챗봇’을 선보였다. 앤트로픽은 ‘클로드’의 컨텍스트 창을 대폭 늘리며 성능을 끌어 올렸다. 

아마존이 음성 비서 ‘알렉사’ 강화를 위해 LLM 개발에 나섰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오픈AI도 챗GPT를 iOS 모바일용으로 출시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가운데 구글은 새 LLM ‘팜 2’를 공개하고, 이를 탑재한 ‘바드’를 선보였다. 또 MS의 뒤를 따라 검색에 생성 AI를 통합한 서비스의 테스트에 들어갔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본격적으로 챗봇을 검색에 통합하지는 않았다. 반면 MS는 이 무렵 ‘빙 검색’을 전면 오픈했다.

챗봇에 이어 이미지 생성 AI도 경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미드저니가 획기적인 모델 5.2 버전을 공개하고, 어도비가 생성 AI ‘파이어플라이’를 도입한 것이 이 시기다.

한편 웬디스가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가장 먼저 사람 대신 챗봇이 주문받는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한다고 발표, AI가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는 우려를 키웠다.

■ 6월 : 궤도 오른 규제 문제와 가시화된 온디바이스 AI

무섭게 빠른 속도로 AI가 발전을 거듭하자, 한편으로는 ‘AI 종말론’이 더 힘을 얻게 됐다. 유럽연합(EU)과 미국 정부를 중심으로 규제 논의가 본격화됐다.

지난 3월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1000명의 공개서한에 이어 석학과 전문가들의 경고가 잇달았다. ‘AI의 대부’로 꼽히는 제프리 힌튼이 AI의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구글을 떠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자국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미국 정부는 MS와 구글, 오픈AI 등 주요 AI 기업을 백악관으로 불러 모아 자율 규제 선언을 유도했다.

반면 미국에 이미 시장을 내준 EU 의회는 6월14일 첨단 AI 모델 강력 규제에 초점을 맞춘 AI 법안을 통과시켰다.

빅테크들도 미국과 EU를 오가며 자율규제를 약속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EU는 규제하겠다는 의지만 있을 뿐, 구체적인 방법을 정하지는 못했다.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다.

팀 쿡 애플 CEO가 WWDC 2023에서 ‘비전 프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애플)
팀 쿡 애플 CEO가 WWDC 2023에서 ‘비전 프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애플)

6월에 가장 눈길을 끈 기업은 애플이다. 연례행사를 통해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하지만 더 눈길을 끈 것은 ‘온디바이스 AI’에 대해 입을 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도 얼마 뒤 AI 관련 경력직 대거 모집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결국 삼성도 수개월 뒤 온디바이스 AI를 본격 선언하게 됐다. 

이 시기에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글로벌 투어 중 한국을 찾아 록 스타와 같은 환영을 받았다.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싶다는 말도 남겼으나, 투자가 실제로 이뤄졌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한편 일론 머스크와 마크 저커버그의 격투기 해프닝이 일기도 했다. X(트위터)를 겨냥한 메타의 새 SNS 서비스 ‘스레드’를 두고 설전이 펼쳐졌으나, 결국 이들이 링 위에서 맞붙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또 존 레논의 목소리를 AI로 되살려 비틀즈의 마지막 노래를 발표한다는 소식도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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