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Artificial Intelligence [체험기] “취재하러 갔다가 얼떨결에 가수가 됐다”…AI 커버곡 음원 발매

[체험기] “취재하러 갔다가 얼떨결에 가수가 됐다”…AI 커버곡 음원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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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취재하러 갔다가 얼떨결에 가수가 됐다”…AI 커버곡 음원 발매

취재차 음원 생성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상엔터테인먼트라는 곳을 찾았다. 얼마 전 ‘AI 축가 서비스’를 선보인 업체다. 

카키마젬이라는 인디 밴드의 목소리로 자신의 결혼식에 어울릴 만한 축가를 미리 들어보고 가사까지 바꿀 수 있는 서비스다. 이는 AI를 활용한 목소리 합성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어떤 노래를 선택하고 어떻게 가사를 바꿔도 그때마다 가수가 노래를 직접 녹음할 필요는 없다.

요즘 유행하는 AI 커버 그대로다. 기존 음원에서 가수 목소리를 추출, 이를 다른 가수의 노래에 자유롭게 적용하는 방식이다. 음원이 없을 경우 AI로 목소리를 추출하려면 스튜디오에서 1~2시간가량 30여곡을 부르면 된다고 했다. 

일반인 대상 서비스도 한다고 했다. 즉 목소리를 녹음하고 AI로 합성해서, 기존 곡에 적용하는 방식이란다. AI로 목소리를 만들어 주기 때문에 노래 실력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또 이를 음원으로 발매, 가수 데뷔 꿈도 이뤄준다고 했다.

‘아무리 그래도 음치가 어떻게…’ 떨떠름한 표정을 짓자, 상상엔터 측은 직접 체험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노래에 대한 열정은 넘치지만, 노래 실력은 이를 따라주지 않는 편이다. 가수 데뷔라는 말에는 혹했지만, 노래 실력이 탄로날까 주저했다. 그러자 상상엔터 측은 “노래를 잘못하면 오히려 AI 커버 기술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용기를 줬다. 

결국 녹음 날짜를 잡게 됐다. 얼떨결에 가수 데뷔를 결정했다.

하지만 평소 코인노래방을 가도 혼자 1시간은 거뜬히 부를 정도라, 어려울 것 없어 보였다. 하지만 막상 스튜디오 녹음날이 다가오니 30곡을 무슨 노래로 채워야 할지 막막했고, 며칠 전부터는 평소에는 전혀 신경 안 쓰던 목 관리까지 하게 됐다. 

그리고 녹음 날이 찾아왔다.

녹음을 진행한 상상엔터테인먼트의 부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밀폐된 부스 안에서 혼자 마음껏 부르면 되는 방식이었다. 요청은 딱 하나, 최대한 다양한 음역대의 노래를 불러 달라는 것이었다. 마음이 좀 편해졌다. 

30곡 전부 MR을 다운받고 하나하나 플레이해서 부르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한쪽 귀에 이어폰을 끼고 기존 음원을 틀어놓고 따라 불렀다. 

아무도 듣지 않는 부스 안이지만, 음이탈이 나면 괜히 머쓱해져 헛기침을 하는 등 한시간 반 가량을 신나게 부르고 나왔다. 

그리고 곧 바쁜 일정 때문에 이 사실을 잠시 잊었던 차, 사흘 뒤 휴대폰으로 완성된 AI 커버곡이 도착했다. 걱정 반 설렘 반으로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첫 소절을 듣자마자 절로 탄성이 나왔다. 내 목소리 그대로였다. 게다가  AI는 내 목소리의 특징과 감정을 살린 것은 물론 실력파 가수나 가능한 바이브레이션과 테크닉까지 구사했다. 살짝 감동이 밀려왔다.

주변에도 자랑스럽게 노래를 들려줬다. 다들 감탄을 연발했다.

녹음으로부터 한달 정도 지난 뒤 다시 메시지가 왔다. 애플뮤직, 스포티파이, 아마존, 지니뮤직 등에 AI 주영 버전의 ‘see you again’ 커버 음원이 올라온 것을 확인했다.

꿈인 줄 알았던 가수 데뷔가 현실이 됐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나 게시물을 올릴 때 해당 음원을 배경음악으로 설정해 올리면 저작권료도 들어온다고 했다. 그렇게 국내 첫 기자 AI 가수가 탄생했다. 

AI 주영 'see you again' 커버 음원 (사진=스포티파이)
AI 주영 ‘see you again’ 커버 음원 (사진=스포티파이)

참고로 프로필 사진도 진짜가 아니다. 스노우 AI 프로필 서비스를 활용해 생성한 이미지다.

상상엔터 측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나 보다. 내친 김에 커버곡이 아닌 새로운 곡으로 정식 음원 발매도 계획 중이다. 

볼빨간 사춘기의 ‘나의 사춘기에게’를 시작으로 백지영의 ‘사랑안해’, 에코의 ‘행복한 나를’ 등 명곡이 내 목소리로 재탄생했다. 해당 곡들은 유튜브 ‘@주영 JUYOUNG’ 채널에서 들어볼 수 있다.

과연 내 노래가 음원 차트에서 반응을 얻을 수 있을까. 주변에서는 매니저 계약을 하자는 농담도 잇따르고 있다.

또 어렸을 적 가수가 꿈이 아닌 사람이 있었을까. 어떤 이유에서든 그 꿈을 접었다면, 상상엔터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AI가 ‘선한 기술’로 느껴질 것만큼은 장담한다.

이주영 기자 juyoung09@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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