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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칩 시위’, 미국 제재 확대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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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칩 시위’, 미국 제재 확대로 이어질까

(사진=셔터스톡)

지난주 미국 상무장관이 중국을 찾은 동안 화웨이가 기습적으로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에 중국 기술 수준을 넘는 7나노급 반도체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제재를 뚫고 기술 혁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옴과 동시에 미국의 규제안 강화 움직임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로이터는 5일(현지시간)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분석가들이 이번 화웨이 ‘스마트폰 시위’ 문제가 미국 정부를 자극, 제재안 확대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 내용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화웨이의 ‘메이트 60 프로(Mate 60 Pro)’ 출시는 지난주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와 고율 관세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나 라이몬도 장관이 중국에 방문한 시점에 맞춰 예고 없이 기습적으로 이루어졌다.

또 화웨이는 세부 사양 등을 밝히지 않았으나 일부 사용자들이 5G에 맞먹는 속도를 보인다고 밝혀, 중국이 미국의 기술 제재를 극복했다는 증거로 여겨지기도 했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 속에서 이처럼 요주의 대상인 화웨이가 보란 듯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공개했다는 건 미국 제재에 대한 항의 표현이라는 말도 나왔다.

또 미국 반도체 조사업체인 테크인사이트가 이 제품을 뜯어본 결과, 내부에 장착한 5G 칩은 중국 SMIC가 7나노 공정으로 생산한 ‘기린9000칩’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금까지 중국 기술로 개발할 수 있는 제품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 기업의 14나노 이하 첨단 칩 생산을 막기 위해 필수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막았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회로 선폭이 좁을수록 성능이 높고, 전력 소모가 적다. 이 때문에 각국에선 반도체 미세공정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2020년에는 10나노 이하 칩을 제조할 때 핵심이 되는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중국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규제 대상이 된 SMIC도 14나노 이하 미세 공정을 할 EUV 노광장비를 구입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화웨이가 7나노 칩을 어떻게 구했는지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테크인사이트는 “SMIC가 ASML에서 규제 대상이 아닌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구매 후 조정해 7나노 칩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형 장비를 수입해 첨단 반도체 칩을 생산할 수 있게 고쳤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화웨이가 SMIC로부터 반도체 생산 장비와 기술을 직접 구입해 생산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다만 화웨이와 SMIC가 기린9000칩을 대량으로, 합리적인 비용에 생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량 생산이 가능할 만큼 수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제프리스 분석가들은 ‘메이트 60 프로’ 분석 결과가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의 조사를 촉발할 것이며, 대중 규제 효과에 대해 미국 내에서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로 인해 미 의회가 준비 중인 대중 규제 법안에 더 강력한 기술 제재가 포함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지속적인 무역 제재에 따라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자금을 퍼붓기로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400억달러(약 55조원) 규모의 국가 지원 투자 펀드를 조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조성하는 기금은 일명 ‘빅펀드’로 불리는 중국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의 3번째 펀드다.  앞서 2014년과 2019년에는 각각 190억달러(약 25조3000억원)과 270억달러(약 36조5000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중국 재정부에서는 약 80억달러(약 11조원)을 출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펀드는 대부분 칩 제조를 위한 인프라 조성 및 R&D에 집중할 예정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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