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소속 기술기업과 단체들이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반대하고 나섰다. 이는 며칠 전 똑같은 입장을 발표한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와 같은 맥락이라, 향후 EU의 대응이 주목된다. 

로이터는 23일(현지시각) 에어버스와 애플, 애렉슨, 구글, LSE, SAP 등을 회원사로 둔 유럽 기술연합체인 디지털 유럽(Digital Europe)과 유럽 내 32개 디지털 관련 협회가 EU 집행부에 AI 과도 규제를 반대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들은 서한을 통해 “유럽이 세계 디지털 강자가 되려면 파운데이션 모델과 범용 AI(GPAI)를 활용해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기업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아직 EU 출신 AI 유니콘은 전 세계 3%에 불과하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유럽은 AI 파운데이션 모델에 큰 기회를 맞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는 새로운 유럽의 혁신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라며 “이들이 성장할 기회를 얻기도 전에 규제되거나 반강제로 타 지역으로 밀려 나가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또 AI 파운데이션 모델 기술 자체 보다 모델의 기능이나 한계를 공개하는 등 투명성 요건을 강화하자는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공동 제안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더불어 현재 AI 법 초안은 의료와 같은 특정 분야의 기존 법률과 충돌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AI 법을 통해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논리에도 반대했다. “EU의 포괄적인 저작권 보호 및 집행 프레임워크에는 이미 텍스트 및 데이터 마이닝 면제 및 대응과 같은 AI 관련 저작권 문제 조항이 포함돼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협상 마감 시한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EU의 대응이 주목된다. EU는 이른바 ‘계층적 접근’ 방식에 따라 문서 작성을 돕거나 번역을 해주는 단순한 AI 도구보다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파운데이션 모델에 더 강한 규제를 시행하기로 합의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에 이어 산업계까지 파운데이션 모델에 대한 규제에 반대하고 나서며 막판 진통을 겪게 됐다.

게다가 12월6일 3자 회의에서 AI 법 초안 통과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일정은 내년으로 넘어가며 사실상 법 제정이 2024년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 내년 6월에는 EU 선거가 예정, 현재 법 제정을 추진한 의회는 해산한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