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Artificial Intelligence 안상철 렛시 대표 “본격적으로 열릴 메타버스, 최종 선택은 ‘웹’ 기반이 될 것”

안상철 렛시 대표 “본격적으로 열릴 메타버스, 최종 선택은 ‘웹’ 기반이 될 것”

0
안상철 렛시 대표 “본격적으로 열릴 메타버스, 최종 선택은 ‘웹’ 기반이 될 것”

안상철 렛시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술 키워드’에 불과하던 메타버스가 현실화하는 추세다. 메타에 이어 애플과 삼성전자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확장현실(XR)과 가상현실(VR) 전용 헤드셋 제작에 나섰다. 내년 2월에는 애플의 ‘비전 프로’가, 하반기에는 삼성전자의 헤드셋이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버스 콘텐츠나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기업에게 강력한 하드웨어 등장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콘텐츠와 사용자가 흩어져 있었던 현재의 메타버스 생태계를 통합하고, 사용자층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3D 그래픽의 화려함보다 접근성과 사용성을 메타버스의 핵심으로 꼽는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를 단순 커뮤니티 기능으로만 활용한다면, ‘그래픽이 화려한 무거운 SNS’에 머무른다.  

그래서 안상철 렛시 대표는 “메타버스는 결국 팬시(fancy)함과 유틸리티 사이의 선택과 균형”이라고 밝혔다. 가상 세계의 장점을 살리는 그래픽도 중요하지만, 접근성이나 사용성이 뛰어나야 한다는 말이다. 안 대표가 돌파구로 선택한 모델은 ‘웹 기반의 증강현실(AR) 콘텐츠’다. 

렛시는 10여년간 기술을 연구한 기업이다. 안 대표는 학생 시절부터 관련 학문을 전공, ‘UST-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스쿨’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렛시도 KIST 창업 벤처기업으로 2014년 창립했다.

현장에서 다양한 기술의 생애주기를 체험해 온 ‘메타버스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전부터 유비쿼터스 컴퓨팅, VR, AR 등 다뤄보지 않은 기술이 없다.

안 대표는 “이전에도 비슷한 아이디어와 세계관은 이미 존재했다”라며 “다만 현재만큼의 기술력과 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부재했을 뿐”이라고 돌아봤다. ‘심즈’나 ‘세컨드 라이프’ 등 3D 게임을 메타버스의 시초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후 팬데믹 비대면 시대의 변곡점을 거쳐 지금까지 달려오며, 안 대표는 결국 ‘웹 AR’을 핵심 기술로 꼽았다.

“메타버스는 현실에서 가상 콘텐츠로 얼마나 빨리 접속할 수 있느냐, 즉 두 세계 사이의 빠른 연결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별도의 무거운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하지 않은 웹 AR은 실제 최근 비즈니스의 새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빠른 접속이 가능, 전시나 문화 콘텐츠에 AR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하나로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라는 것이 가장 큰 이점이다.

또 건물에 광고나 구조물을 설치하는 대신 AR을 적용, 경제성을 끌어 올렸다는 것도 장점이다. 제조업 등 산업 현장에서 이용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복잡한 기계 동작 방법을 익히기 위해 두꺼운 매뉴얼을 뒤지는 대신, 기계 위 스마트폰을 갖다 대기만 하면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까지도 가능하다.

렛시는 ‘웹 AR SDK’를 기반으로 굵직한 프로젝트와 협업을 진행해 왔다. 이 기술은 웹 브라우저를 통해 인식, 추적, 정합의 AR 구동이 가능한 핵심 엔진 기술이다. 엔진 개발과 콘텐츠 저작, 배포, 서비스 제공 및 노코딩 메타버스 저작 솔루션까지 지원한다. 글로벌 기업의 연구 과정에서 베타테스터로 참여할 만큼 기술력을 입증받았다.

안상철 대표가 웹 AR SDK를 시연하고 있다.

지난해 진행한 프로젝트만 해도 굵직한 것들이 많다. ▲SM엔터테인먼트 IP를 활용한 에버랜드 내 AR 콘텐츠 ▲롯데백화점 내 AR 포토존, 게임, 팝업카드 등 콘텐츠 ▲카타르 월드컵 기간 동안 메가커피와 진행한 손흥민 AR 포토존 ▲서울숲 AR 내비게이션 및 포토존 ▲SM 광야 굿즈샵 내 방명록 개발 ▲신한은행 서소문 지점 디지로그 내 AR 콘텐츠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또 지난 8월 SK텔레콤과  독립기념관에 구현한 AR 체험 콘텐츠가 화제를 모았다. 독립기념관의 조형물에 휴대폰 카메라를 가져다 대면, 해설 정보를 AR과 인터렉티브 연출을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처럼 다양한 사업을 거치며 안 대표는 “특정 도메인으로 본격 진입할지, 아니면 전반적인 기술 고도화에 집중할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결론은 당장의 매출보다 더 큰 메타버스 세상을 겨냥한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 웹에서도 팬시함을 포기하지 않고 고사양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을 끌어 올렸다. 그중 하나가 얼마 전 공개한 ‘AR 컬러링’ 서비스다. 

AR 컬러링 서비스 시연 장면
AR 컬러링 서비스 시연 장면

흑백 도안을 원하는 컬러로 색칠하는 실감형 교육 콘텐츠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그림을 인식, 곧바로 3D 모델로 증강한다. 가상 공간에서 색깔을 칠하는 것은 물론 원하는 각도와 크기로 조정하는 등 상호 작용도 가능하다. 유아나 초등생도 쉽고 재미있게 사용할 만큼 접근성과 효용성이 뛰어난 서비스다.

단순한 서비스로 보일 수도 있지만, 안 대표의 말대로 접근성은 물론 우수한 그래픽과 사용자의 체감까지 만족하는 웹 AR의 좋은 예다. 반응도 남다르다. 렛시는 내년 AR 컬러링을 교육 현장에 투입,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또 비전 AI까지 결합, 정부나 산업체의 수요가 큰 ‘메타버스 관제 시스템’을 출시 준비 중이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굵직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안 대표는 본격적으로 펼쳐질 메타버스 시장에서 ‘웹’의 힘을 굳게 믿고 있었다. 특히 헤드셋이 보편화하면, 힘을 더 낼 것으로 예측했다. “개발자나 서비스 업체의 입장에서도 웹 기반 콘텐츠는 자동으로 지속, 확장, 업데이트가 가능하기 때문에 편리함을 극대화할 수 있다”라는 것이 이유다.

안상철 대표는 “애플이 헤드셋 출시와 함께 전용 앱스토어를 열면, 메타버스 콘텐츠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결국 웹 기반 콘텐츠는 웨어러블 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장세민 기자 semim99@aitimes.com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