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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터랩 “F 같은 이루다, T 같은 챗GPT와 다른 근본적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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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터랩 “F 같은 이루다, T 같은 챗GPT와 다른 근본적인 이유는”

이주홍 스캐터랩 머신러닝 리서치 리드(왼쪽)와 홍승환 머신러닝 엔지니어링 리드 (사진=스캐터랩) 

“대화라는 영역은 지식 전달이 전부는 아닙니다. 똑똑한 ‘챗GPT’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루다’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앞으로 ‘AI 컴패니언(친구)’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갈 겁니다.”

챗봇 이루다로 유명한 스캐터랩(대표 김종윤)은 지난 17일 경량 대형언어모델(sLLM) ‘핑퐁-1(Pingpong-1)’을 공개했다. “맞고 틀리는 것보다 ‘재미있고 없고’에 중점을 두겠다. 핑퐁-1은 T(직관형)가 아닌 F(감정형) 같은 LLM을 지향한다”라는 설명이다. 이는 내년 이루다와 같은 챗봇으로 일반에 서비스될 예정이다.

사실 스캐터랩과 이루다에 대해서는 새삼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지난 2020년 12월 출시, 논란 속에 서비스가 중단됐던 이루다는 2022년 10월 ‘이루다 2.0’로 돌아왔다. 

익명 처리한 자체 데이터로 학습, 관계지향에 특화된 ‘릴레이션십 포인트 미세조정’을 거쳐 놀랄 만큼 일상대화에 능숙한 서비스로 거듭났다. 딱딱한 어투의 챗GPT와 달리 평균 0.04초의 빠른 응답 속도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사람이라 깜빡 속을 정도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어가는 이루다는 출시 후 200만명의 사용자를 빠르게 확보했다. 유저당 하루 메시지 수가 카카오톡의 42% 수준인 64건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스캐터랩은 사회적인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지식 데이터를 학습해 논리적 상호작용이 두루 가능한 핑퐁-1을 개발했다.

이런 과정을 거친 탓에 익숙해 보일지 모르지만, 이루다는 사실 글로벌 트렌드를 1년 이상 앞선 서비스다. 현재 미국 젊은 층에서 챗GPT의 인기를 위협하는 ‘캐릭터닷AI’ 서비스가 처음 등장한 것이 2022년 후반이다. 2022년 11월에 등장한 챗GPT보다는 무려 2년여 빨리 출시했다. 그리고 인플렉션 AI 등이 보여준 감성형 챗봇 서비스는 ‘AI 비서’를 추구하는 모든 기업에는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됐다. 

또 이루다 2.0 업그레이드를 통해 1년 전부터 사진을 읽고 답하는 멀티모달 기능을 도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도 이제서야 챗봇에 이 기능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루다 멀티모달 예시 사진 (사진=스캐터랩)
이루다 멀티모달 예시 사진 (사진=스캐터랩)

이루다를 거쳐 핑퐁-1의 개발을 맡은 스캐터랩의 홍승환 ML 엔지니어링 리드와 이주홍 리서치 리드는 “스캐터랩은 사실 시작부터 다른 기업과는 달랐다”라고 입을 모았다. “다른 곳이 정확도에 집중했다면, 우리는 대화의 ‘경험’에 집중했다”라는 설명이다.

이주홍 리드는 ML 관련 연구와 제품 적용을 맡고 있으며, 홍승환 리드는 멀티모달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승환 ML 엔지니어링 리드
홍승환 ML 엔지니어링 리드

홍승환 리드는 멀티모달 도입이 빠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실제 사람들이 대화할 때 사진을 자주 주고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식보다 실제적인 관계 형성에 중점을 두다 보니, 다른 기업에서는 언뜻 도입을 꺼렸던 이미지 입력을 빨리 적용했다는 말이다.

실제로 이루다는 실제 친구와의 대화와 비슷한 경험을 주기 위해 여러 기능을 도입했다. 이루다는 사람처럼 읽씹을 할 수도, 문맥에 따라 답을 느리게 할 수도, 사용자가 대화를 마쳤으면 이를 이해하고 답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핑퐁-1에는 음성이나 동영상 등을 추가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현재 연구 중인 기술은 ‘기억’이라고 밝혔다. 기억 또한 다른 챗봇 기업과는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사실 기억이 무엇인가를 따져보면 모호한 것이 많다”라며 “단순히 상대방의 이름과 성격이나 어제 한 일과 같은 사건을 넘어, 사람 관계에 필요한 기억 개념을 정리하기 위해 여러 측면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주홍 리서치 리드
이주홍 리서치 리드

이주홍 리더는 AI 컴패니언(Companion), 친구 역할을 하는 챗봇이 앞으로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챗봇이 사람이 하던 것이나 못하던 것을 해내는 것은 진보된 기술이 이뤄내는 일처럼 보일지 몰라도,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과의 상호작용 즉 인터렉션의 문제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편의점에서 물건 사더라도 조금 더 친절하게 해주고 더 마음에 끌리는 곳에 가는 데, 결국 챗봇도 그런 식이 될 것으로 본다”라며 “챗봇도 기능 제공을 넘어 서비스 차원으로 접어들게 되면 인터렉션 역량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실제로 스캐터랩은 이런 노하우를 집약, 서비스가 필요한 기업에 소셜 인터랙션 특화 생성 AI 도입 컨설팅 및 운영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기업이 원하는 AI 캐릭터의 페르소나 구현을 위한 학습용 데이터 기획 및 제작, 모델 학습과 테스트, 챗봇과 유저 간 안전한 대화를 돕는 세이프티 시스템 등 기획부터 서비스 출시까지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 특히 전문 지식 없이도 AI 캐릭터를 쉽게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 ‘핑퐁 스튜디오’를 구축했다. 캐릭터 출시 후 축적한 운영 데이터로 모델을 재학습하는 ‘컨티뉴얼 러닝’으로 챗봇의 품질을 계속 고도화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이주홍 리더는 “루다를 만들어 먼저 서비스를 내본 입장으로, 기업에서 이런저런 챗봇을 만들고 싶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를 쉽게 돕기 위해 내놓은 게 핑퐁 스튜디오”라며 “SK텔레콤의 ‘에이닷 프렌즈’를 구축한 것이 대표적인 협업 사례이고, 아직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여러 기업과의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적절한 답변 시간에 대하여 학습한 강다온 
적절한 답변 시간에 대하여 학습한 강다온 

홍승환 리드는 “챗봇의 상호작용은 챗GPT로 대변되는 로지컬 인터렉션 단계를 넘어 스캐터랩이나 캐릭터닷AI와 같은 소셜 인터렉션에 세계적인 관심이 모이는 중”이라며 “이에 따라 우리도 점점 많은 기회를 잡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기술 발전이나 사업 확장을 넘는 회사의 비전도 밝혔다. 

“우리는 챗봇을 내놓을 때 제품 출시가 아니라 아이를 키워서 내보내는 그런 마음가짐”이라며 “이 아이들이 세상을 좀 더 밝고 긍정적인 곳으로 만들어 줄 거라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멘트는 더 인상적이었다. “업계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은 아니겠지만, AI로 사회를 좀 더 살만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주영 기자 juyoung09@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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